먼저 바틀과 분사력이 좋습니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기성 바틀들과 달리 브랜드 고유의 바틀을 제작하셨다는 점과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도 놓치지 않으셨다는 점, 좁은 각도로 강하게 집중되거나 안개 분사 미스트처럼 부드러운 분사력과 넓은 각도로 분사되는 것이 아닌 적절한 각도와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 힘 있는 펌핑력이 좋습니다. 바틀을 제작하실 때에도 많은 고민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분사 직후 아로마틱한 시트러스와 케미컬스러움이 조화롭게 엉켜져 있는 뉘앙스로 느껴집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반대 선상에 있는 두 느낌이지만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으며 오히려 도회적이며 시크한, 차분한 이미지가 연상되며 조화롭게 느껴집니다.예쁘게 다듬지 않은 약간은 케미컬스러운 머스크와 깔끔하게 정제한 듯한 프랑킨센스가 모티브를 얻으신 자켓 이미지의 회색빛 무드를 자아냅니다. 따뜻하지도, 너무 차갑거나 어둡지도 않은 시침 소리만 들리는 먹먹한 회색빛 공간에 홀로 있는 장면이 연상됩니다.이후 오키드와 자스민이 은은한 배경 같은 터치감으로 머스크와 프랑킨센스를 조금 더 부드럽게 연결해 주는 역할로 느껴집니다. 두 노트가 존재감을 전면에 드러내진 않습니다. 작은 한줄기 햇빛이 내리쬐며 주변의 소음과 배경, 사람과 사물의 실루엣이 하나 둘 흐릿하게 점점 그려지는 느낌입니다.예쁘게 다듬고 정제된 보통의 은은하고 달달한, 약간의 파우더리함도 느껴지는 살냄새 향수같은 머스크~화이트 머스크 류의 느낌은 아닙니다. 회색빛이 연상되는 노트의 구성과 향이 마치 부드럽게 정제한 앰버그리스스럽게도 느껴져 점잖은, 멋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부드러운 앰버그리스 노트를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국산 브랜드는 물론 국내 입점된 해외 브랜드보다 오히려 아직 입점하지 않은 해외의 니치 브랜드들의 뉘앙스가 느껴졌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제품을 출시하시면서도 말씀하신 예술성과 독창성 또한 놓치시지 않은 느낌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바이브의 향과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가 만들어진 것에 감사함은 물론 향의 퀄리티도 훌륭하여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입니다.